유연하고 가벼우면서 가격이 저렴한 플라스틱 광섬유(POF, Plastic Optical Fiber)를 기반으로 통신 속도와 유용성이 우수한 홈 네트워크 시스템이 국내연구진에 의해 개발 됐다.
한국과학기술연구원(KIST·원장 금동화) 하이브리드재료연구센터 황승상 박사가 이끄는 합성수지광섬유기술개발사업단은 산업자원부 차세대신기술사업으로 6년여 동안 연구해온 결과 플라스틱 광섬유를 기반으로 하는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.
현재 우리나라 통신환경을 보면 집 앞까지는 유리광케이블이 연결되어 있으나, 굴곡이 많은 가정 내부에는 부러지기 쉽고 시공이 어려운 유리광섬유를 사용할 수 없어 구리로 된 UTP 케이블이 주된 통신환경의 매개체였다. 그러나 현재의 구리선은 100메가 급의 전송속도에 그쳐 대용량 정보전달이 어려운 반면, 플라스틱 광섬유는 그 스무 배 이상인 2.5기가급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며, 이는 디지털 사진 6,000장을 단 1초에 전송할 수 있는 속도이다.
또한 플라스틱 광섬유는 기존의 유리 섬유 광케이블에 비하여 시공이 훨씬 용이하다. 유리광섬유의 코어 직경은 10마이크로미터로 작아 조금만 어긋나도 정보의 전달이 단절될 수 있는 반면, 플라스틱광섬유는 그 100배의 코어직경을 가지고 있어 시공이 쉬울 뿐 아니라 접속비용 등 가격이 훨씬 저렴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. 또한 유연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굴곡이 많은 가정 내에서도 자유롭게 구부려서 설치를 할 수 있다.
특히 이번에 개발된 아크릴 재질의 플라스틱 광섬유는 불소재질로 제작되는 일본 제품보다 코어 직경(약 1mm)이 굵어 접속이 용이하며 케이블 가격이 1/3 이하로 훨씬 경제적이다(일본 POF 가격: 320원/m, 본 개발제품 가격: 100원/m). 또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무색 광원 대신 빨간색 광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접속 상태를 눈으로 볼 수 있어 일반인도 쉽게 연결이 가능하다. 접속부품의 제작을 위한 광 도파로 소재는 KIST가 물질특허를 확보한 하이브리드 소재가 적용되었으며 낮은 광 손실과 우수한 열-기계적 안정성을 가지는 동시에 인쇄 공정을 통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부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.
최근 집까지 정보를 광으로 전송하는 광가입자망(FTTH, fiber-to-the home)에 대한 인프라가 활발하게 구축되고 있으나, 집안에서도 광으로 정보를 송수신하는 광가입자망(FITH, fiber-in-the home)에 대해서는 뚜렷한 솔루션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POF 기반 홈 네트워크 시스템의 개발은 통신과 방송의 융합을 촉진시킴은 물론 집안의 네트워크를 광으로 구현할 수 있는 진정한 광통신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. 플라스틱 광섬유를 기반으로 한 홈게이트웨이(Home Gate Way)를 통하여 유무선을 연동할 경우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가전제품의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홈네트워크를 실현할 수 있다. 예를 들어, 감시 카메라를 플라스틱 광섬유 연결하고 가전제품을 지그비와 같은 무선으로 연결한 홈게이트웨이를 통하여 외부에서 노트북이나 PDA를 통해 집안의 전등이나 가스불이 on/off된 상태를 화상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이를 원격으로 제어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. 또한 각 방으로 연결된 플라스틱 광섬유를 통하여 홈 서버에 저장된 주문형 비디오 파일등과 같은 대용량의 데이터를 각자의 방에서 동시간대에 공유할 수 있는 것도 기대되는 변화 중의 하나이다. 향후에는 광통신 기반을 통하여 재택근무가 활성화 될 것이고, 건강검진 및 원격 진료시스템이 가능할 것이다.
이번에 개발된 플라스틱 광섬유 기반 광통신 시스템은 원천소재에서부터 부품개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이루어졌으며, 구현된 통신 솔루션도 급격히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FTTH 인프라와 연계하고 국내의 밀집 주거형태를 고려하여 독자적으로 설계되었다.
황승상 박사는 합성수지광섬유기술개발사업단이 산·학·연으로부터 총 14개 연구팀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전공의 학제 간 융합체계를 통해 연구개발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였다. 홈 네트워크 시장은 초고속 인터넷의 확대, PC 보유가구의 증가 및 스마트 가전제품의 보급에 따라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, 오는 2010년에는 세계적으로 157조원의 시장이 형성되고 국내시장은 12조 7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. 황 박사는 향후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(USN) 및 조명시스템 기술을 개발하여, 이번에 개발된 홈 네트워크 시스템과 연계한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구성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. 이와 같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는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광대역통합망의 핵심 인프라로서 통신·방송·인터넷 망의 통합 및 지능화를 통하여 편리하고 윤택한 개인의 생활을 제공함은 물론 신 성장동력으로서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.
한국과학기술연구원 소개
한국과학기술연구원(KIST)은 지난 1966년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연구기관으로 설립되었다.
출처 : 한국과학기술연구원
홈페이지 : http://www.kist.re.kr